산업사회의 발달과 정보·지식사회로의 이행으로 뛰어난 인적 자원의 확보가 국가의 경제 성장을 위한 핵심 경쟁 요소가 되고 있다. 따라서 국가의 경제 발전에 대학의 역할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각국의 대학은 이런 산업 수요에 대응하는 인재를 배출하기 위해 우수한 입학생의 확보, 연구 역량 강화와 학교 발전을 위한 재원 확보, 새로운 학과목의 개설, 커리큘럼 정비, 학제의 개편 등 다양한 변혁을 시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과거 대학 정원의 과도한 팽창과 학령인구의 감소가 맞물려 2004년부터 대학 진학 학생 수보다 정원이 더 많은 역전 현상까지 초래됐다. 현재의 추세라면 2021년에는 대학 정원이 20만 명 이상 부족할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도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고 우리나라 대학의 국제적인 경쟁력 향상을 위해 3단계로 나눠 대학 구조조정 계획을 수립, 추진 중이다. 이미 1단계를 거쳐 2007년부터 2단계인 ‘대학구조 선진화’를 추진하고 있다. 즉, NURI(누리) 사업을 통한 지방대의 경쟁력 향상, BK21 사업을 통한 대학별 특성화 유도, 국립대 법인화 등 대학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런 정책에 호응해 대학들의 변혁 노력이 결실을 보아 성과를 거두고 있는 소수의 대학들이 나오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대학들이 투입한 자원과 노력에 비해 그 성과가 지지부진하다. 대학이 변혁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효율적으로 추진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조직이 변혁에 익숙하지 않은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대학은 그동안 비교적 안정적인 환경 하에서 커다란 변화 없이 오랫동안 운영돼 왔다. 변혁의 필요성은 지각하고 있지만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조직 전체가 학습이 덜 되어 있는 것이다. 상당한 기간 학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둘째, 조직의 의사 결정 및 지배 구조와 관련된 점도 짚어볼 대목이다. 의사 결정의 최종 권한은 물론 총장에게 있지만 실제로 의사 결정 구조는 각종 위원회 등을 통한 다자간 합의체 형식을 띠고 있다. 총장에게 주어진 공식적인 권한도 독단적으로 잘 행사하지 않는 게 대학의 조직 문화다. 따라서 의사 결정이 느리고 구성원 간에 의견이 다를 때 조직의 자원이 분산되고 하나의 방향성을 가지고 나아가는 힘이 떨어진다.

세 번째, 교원들의 변화에 대한 낮은 수용력이다. 교원들은 내부 경쟁이나 효율성 추구, 연구 목표의 강화 등 일련의 개혁은 교권을 침해(?)하는, 매우 성가신 사안 정도로만 인식한다.

이런 대학이 변혁을 효율적으로 추진하는 방법론으로 6시그마 경영을 도입할 것을 적극 권유하고 싶다.

우선, 6시그마 경영은 강한 실행력을 갖추고 있다. 6시그마 경영은 추진 전담 인력인 벨트 인력들을 뽑아 과제를 할당하고 과제의 진행에 따라 계속해 MBB(Master Black Belt: 6시그마 경영의 전문가로서 과제의 진행을 지도함)의 지도를 받는다. 방법론 속에 강력한 추진력이 들어 있다.

또 하나는 6시그마 경영이 가진 대응력이다. 6시그마 경영은 경영에서 발생되는 다양한 문제점을 체계적으로 접근하기 위한 로드맵과 툴의 집합으로 이뤄진 프로그램이다. 그러므로 지금 대학에서 변혁을 위해 추진하고자 하는 다양한 과제들을 지원해 줄 수 있다.

아울러 보다 체계적인 과제의 진행을 지원한다. 6시그마 경영은 경영의 문제점을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진행해 해결하도록 하는 방법론으로 구성돼 있다. 따라서 다양한 과제를 보다 합리적으로 진행, 우수한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도와준다.

마지막으로 6시그마 경영이 가진 가장 우수한 장점으로 조직 구성원을 훈련하고 교육한다는 것이다. 과제의 해결 과정을 통해 내부 인력들은 보다 과학적으로 일을 하도록 훈련 받게 된다. 이러한 훈련 받은 인력들이 조직에 늘어나면서 조직의 일하는 방식과 사고방식이 변화하며 궁극적으로는 조직 문화가 변화하는 것이다.

대학의 변혁에 6시그마 경영을 도입해 이를 추진동력으로 활용한다면 훨씬 효율적이고 강한 추진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윤한술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hsool28@naver.com
약력: 1958년생. 한양대 경영학과 졸업, 성균관대 경영학 박사. 90년 삼성경제연구소 대외협력센터. 2002년 삼성경제연구소 6시그마실 수석연구원. 2007년 삼성경제연구소 마케팅전략실 수석연구원(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