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 / 공병호 경영연구소장

 직장인의 체감 정년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어찌할 수 없는 현실 앞에서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고민을 해 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막상 구체적인 실천의 문제에 들어가면 남에게 내놓을 만한 결과물을 갖고 있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필자가 이런 저런 사람들을 만나면서 발견한 공통점은 ‘고민만 많을 뿐 이렇다할 만한 대책을 세우고 그것을 실천에 옮겨서 성공한 경험은 별로 많지 않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필자는 몇 가지의 뚜렷한 원칙을 잊어본 적이 없다. 그것은 ‘항상 10년 앞을 대비한다. 삶은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당대에 반드시 입신(立身)한다’로 요약할 수 있다. 

  문제는 ‘어떻게 그것을 달성하는가’ 하는 점이다. 세상살이에는 공짜가 없다. ‘뿌린 대로 거둔다’는 옛말이 세월을 뛰어넘어 생명력을 유지한다. 뿌리지 않으면 거두어들이기는 난망한 일이다. 언제 어떻게 무엇을 뿌리는가는 개인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다. 뿌리지 않고 현재를 즐길 수도 있다. 그 길을 선택하면 그 것대로 의미가 있을 것이다. 

  언젠가 국내 모 기업에서 세미나를 한참 진행하는 데 3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직장인이 이런 질문을 불쑥 던졌다.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까? 현재 자기가 가질 수 있는 기쁨을 한껏 즐기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 아닐까요?”
  “맞습니다. 전적으로 개인적인 선택 사항입니다. 다만 인생살이가 생각보다 길다는 점입니다. 준비와 대책없이 오래 머물 수 있다면 지금 말씀하신 방법도 꽤 괜찮을 것입니다. 그러나 더 이상 머물 수 없는 상황에서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는 경우를 생각해 보셨습니까?” 

  이런 이야기를 주고받은 적이 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보통의 직장인이라면 주말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번 정리해 봐야 한다. 앞으로 주5일 근무제 도입이 확산되면 토요일과 일요일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미래의 상당 부분이 좌우될 것이다. 

  그런데 그 영역은 전적으로 개인의 처분에 달려 있다. 물론 조직 차원에서 개인의 그런 활동을 지원하는 것도 간접적으로 조직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임에 틀림 없지만 지금 당장 가시적인 효과가 드러나지 않는 활동에 시간과 비용을 투입할 만한 기업은 많지 않을 것이다. 

  되돌아보면 오늘의 ‘나’란 사람이 가진 경쟁력은 30대의 10년이란 시간동안 주말에 집중적으로 이루어진 투자의 결과물이 상당 부분 기여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따라서 필자는 주말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에 대해서 거의 신앙에 가까운 확신을 갖고 있다. 

  뚜렷한 생의 목표를 세우는 일이 우선 필요할 것이다. 강력한 목표가 있어야 무엇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다음은 주말에 대한 고정관념을 완전히 깨야 할 것이다. 주중에는 노동을 하고 주말에는 휴식을 취한다. 

  필자는 이런 믿음을 산업 혁명기 이래로 내려오는 노동운동이 만들어 낸 믿음이라 생각한다. 물론 그런 믿음이 완전히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다만 지식근로자들에게 그리고 미래를 스스로 준비하지 않으면 안되는 사람들에겐 이같은 믿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필자는 결코 노동을 하고 그 다음에는 휴식을 한다는 믿음을 처음부터 받아들이지 않았다. 회사가 모든 것을 보장해 줬던 시대에는 노동만 하면 되었지만 시대가 바뀌면 믿음도 세상 따라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고정관념을 벗어 던져 버리면 주말에 어떤 투자활동을 할 것인지 기록을 하고 조금씩 실천에 옮기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모든 것은 자기 자신의 선택과 실천에 달려있다.’